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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 7번 방의 선물 희망 없는 그들에게 생긴 소원

by 제제 하우스 2023. 1. 14.

딸을 생각하는 용구를 위해 힘을 합친 7번 방의 가족 이야기

용구(류승룡)는 6살의 지능을 가진 예승(갈소원, 박신혜)의 아빠이다. 비록 지능은 낮지만 예승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높다. 마트에서 보안요원 일을 하는 것도 다 예승이가 좋아하는 세일러문 가방도 사주고 학교도 보내주기 위함이다. 용구가 살아가는 이유는 오직 예승이 하나뿐이다. 둘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아주 소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용구는 예승이에게 사줄 세일러문 가방을 점찍어 놓았다. 그런데 하필 하나 남은 그 가방이 팔리고 말았다. 자신의 계획이 틀어져버리자 당황한 용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그때 세일러문 가방을 산 지영이라는 아이가 용구에게 세일러문 가방을 파는 다른 가게를 안내해주겠다고 한다. 지영이를 따라 신나게 세일러문 가방을 사러 가던 용구에게 예상치 못한 일이 닥친다. 빗물에 미끄러진 지영이가 쓰러졌는데 일어나질 않는 것이다. 잠시 당황하지만 마트 보안요원으로서 배워둔 심폐소생술을 기억하며 지영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지나가던 행인들은 이를 보고 용구가 지영이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생각한다. 불행은 연이어 오듯이 지영은 안타깝게 사망하고 만다. 이에 성범죄자에서 살인누명까지 쓰게 된 용구는 제대로 설명할 여지없이 수감하게 된다. 지영이는 경찰청장의 딸이었던 것이다. 고위간부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하던 경찰청 부하들이 강압적으로 용구에게 지영을 죽였다는 허위 진술을 받아낸 것이다. 그렇게 억울하게 1007번 방 교도소에 입소하게 된 용구의 생활이 시작된다. 7번 방 사람들은 용구가 아주 몹쓸 짓을 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인간 대우도 안 해준다. 하지만 하루하루 같이 지낼수록 용구가 절대 어린이를 상대로 성범죄 및 살인을 저지를 사람이 아니라는 판단이 들기 시작했다. 또 딸 예승이를 끔찍하게도 아끼는 모습을 보며 판결이 잘못되었음을 확신하고 용구를 교도소에서 빼내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다. 용구가 재판에서 사실을 증명할 수 있도록 사전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지만 용구는 딸을 만나고 싶으면 살인은 인정하라는 상위의 압박에 거짓된 증명을 하고 만다. 사형이 확정이 된 용구를 빼내기 위해 교도소 사람들은 열기구를 태우기로 한다. 예승이 와 용구가 열기구에 탑승해 교도소 벽을 넘어가려던 찰나, 열기구를 묶어두는 밧줄에 교도소 담벼락 철장에 걸려 이 꿈도 좌절로 돌아가고 만다. 그렇게 교도소게 묶여 있던 용구는, 예승이의 생일인 12월 23일에 하늘나라로 떠난다. 

 

 

오직 딸만을 생각하는 6살 아빠의 진심을 담은 마음

용구가 살아가는 목적은 오직 딸이다. 지능이 높던 낮던 부모의 마음이란 어떤 것인지 용구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용구가 어떻게 아빠가 되었는지, 예승이가 아빠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등에 대해 영화가 심도 있게 다루진 않는다. 하지만 세일러문을 볼 때마다 예승이를 생각하는 용구의 모습과 건강한 반찬, 몸에 좋은 요리를 볼 때마다 예승이의 밥그릇에 먼저 올려주는 모습을 보면 부정을 알 수 있다. 용구는 비록 어린 아빠였지만 절대 어리지 않았다. 지능이 낮다 하더라도 딸 예승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예승이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선 잘못된 자백이 필요하다는 경찰서 사람들의 이유 모를 압박에 순순히 자신이 사형수가 되고 옳지 않은 일임을 알고 있음에도 그에 따른다. 오직 예승이가 행복하기만을 바라고 자신이 예승이의 앞날에 누가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어리숙하고 우스운 모습이지만 딸을 생각하는 깊은 마음이 관객들에게 전달되어서 인지 영화의 결말이 더욱 슬프게 와닿는다. 일부는 굉장히 전형적인 한국 영화의 클리셰라고 표현하지만 어쩌면 전형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욱 와닿지 않았나 생각한다. 한국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작가와 감독이 그 부분을 건드렸던 것이다. 

 

 

가장 주목받았던 것은 스토리와 용구의 연기력

류승룡이라는 배우를 수면 위로 띄어준 첫 영화가 바로 영화 7번 방의 선물이다. 이전까지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으나 거의 조연급이었다. 하지만 이번 영화 7번 방의 선물에서는 당당하게 조연을 맡았고 또한 그 작품이 천만영화가 되었다. 6살 지능을 연기하는 것이 당연 쉽지는 않았겠으나 류승룡의 연기에서는 실제 인물이라고 느껴질 만큼 완벽한 지능 낮은 어른의 모습을 표현했다. 그가 그동안 연기 인생에서 쌓아온 내공을 볼 수 있는 디테일한 부분이었다. 이 작품에서 연기력을 크게 인정받은 류승룡은 이후로도 많은 작품에 출연하게 되고 더욱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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