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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 극한직업, 일도 하고 닭도 튀기는 형사팀 이야기

by 제제 하우스 2022. 12. 28.

 

범인도 잡고 치킨도 튀기는 일석이조 스토리

서울 마포 경찰서의 마약반. 5명으로 구성된 이 조직에는 바람 잘 날 없다. 실적은 바닥을 치고 상부에서는 자꾸 범인을 잡아 오라고 야단인데 애석하게도 옆 팀은 승승장구한다. 그러던 중 고반장(류승룡)은 마약 조직 단체의 밀수 소식을 접하고 한 번에 이들을 소탕할 작전을 세운다. 그것은 바로 그들의 아지트로 보이는 맞은편 치킨 가게에 위장 잠입을 하는 것. 미리 받은 퇴직금으로 가게를 인수하고 낮에는 치킨 장사, 밤에는 조직을 감시하게 된다. 들이닥치는 손님을 거절하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조직이 의심을 받을까 걱정이 된 마약반은 진짜 치킨을 팔기로 결정한다. 그렇게 수원 양념갈빗집 아들인 마봉팔(진선규)이 가문의 양념소스를 치킨에 바르게 되고 이렇게 탄생한 갈비통닭이 아주 큰 히트를 친다. 끊이지 않는 손님들 때문에 범인을 잡으러 온 건지 치킨을 튀기러 온 건지 주객전도가 된 상황이 마약반의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된다. "장사가 왜 자꾸 잘되는 건데!"라고 울부짖던 김영호(이동휘). 그들은 진짜 마약 조직을 검거할 수 있을까? 장사가 아주 잘되는 갈비 통닭집의 분점을 내고 싶다는 마약 조직의 정보를 접수하게 되고, 마봉팔이 대표로 나선다. 치킨집을 통해 마약을 몰래 유통하려던 그들의 계획을 알아내고 급습을 하게 되는 마약반. 겉으로 보기엔 바람 잘 날 없고 다들 허당처럼 보이지만 사실 숨겨진 엄청난 유단자들이었고 수적으로 열세였지만 마약반 특유의 미친 매운맛으로 범인들을 소탕한다. 

 

 

진부할 수 있는 클리쉐지만 쉼 없이 웃다 나오는 천만영화

 일 못한다고 낙인찍힌 경찰 조직이 마침내 목표하던 범인을 검거하고 특급승진을 하는 대표적인 권선징악 스토리라인.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뻔히 아는 클리쉐지만 극한직업은 다르다. 지겹고 진부할 수 있는 스토리 라인이지만 그 내용을 풀어가는 과정 속에 유머가 있다. 잠입할 가게를 인수한다는 것, 근데 그 가게가 장사가 너무 잘 된다는 것, 그래서 형사지만 치킨집 직원이 되었다가 다시 형사로 돌아가서 범인들을 검거한다는 것. 이 모든 요소들이 지겹다고 느껴지다가도 어떤 측면에서는 또 새롭게 다가온다. 물론 배우들의 코믹 연기가 감칠맛을 더해주긴 했지만 한 영화에서 여러 명대사가 탄생했다는 것은 작품 자체의 작품성이 좋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내가 기억하는 게 맞는 한, 코미디 영화 중 대한민국에서 나온 가장 최근 천만 영화이다. 최종 성적 1,626만 명인데 가히 어마어마한 숫자이다. 대한민국 국민 중 5명 중에 한 명은 보았다는 뜻인데 그만큼 남녀노소의 경계 없이 누구가 쉽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화라고 본다. 명절에 가족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다 같이 시청하기에 부담 없고 즐겁고 가벼운 영화라는 점에서 극장에서는 막을 내렸지만 앞으로 TV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긴 생명력의 콘텐츠이다. 개인적인 바람으로 이런 소재, 이런 장르의 영화가 더 많이 나왔으면 한다. 심도 있고 무게 있는 영화보다는 가끔은 머리를 비우고 한두 시간 하하 호호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시간이 현대인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많은 생각과 불필요한 정보까지 의지와 상관없이 받아들이고 사는 요즘 사람들에게 가끔 멈춰 갈 필요가 있으니 말이다.

 

 

국경을 넘어 선 시청자들의 영화 극한직업 사랑

내가 재밌게 본 영화를 나만 재밌게 봤을 리가 없다. 마찬가지로 국내에서 인기를 끈 영화가 국내에서만 인기 있을 리가 없다. 외국인들은 수원 양념갈비를 몰라도, 그 양념 맛을 몰라도, 한국인들의 치킨 사랑을 몰라도 이 영화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영화 극한직업에 대한 외국인들의 평을 살펴보았다.

- 최근 며칠 동안 굉장히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힘든 날을 보냈는데 오늘 밤에 영화 극한직업을 보고 나서 기분이 많이 바뀌었다. 영화가 굉장히 코미디여서 내 걱정들이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모두에게 추천한다.

- 이건 걸작이다. 영화의 매 순간을 놓칠 수 없다.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종일 웃었다.

- '장사가 왜 잘되는 건데'라는 장면을 잊을 수가 없다. 이 영화는 최고의 범죄 액션 코미디 영화이다. 이런 영화는 살면서 본 적이 없다. 예상할 수 없는 스토리와 즐거움이 계속된다. 오늘 극한직업을 봤지만 한 번 더 볼 예정이다.

- 아시아 영화는 항상 새롭고 신선한 소재를 산업에 제시한다. 할리우드와는 다르게.

- 10점 만점에 10점이다. 2시간 내내 웃다가 울기까지 했다. 

- 그냥 미국 스타일이다.

- 난 한국인도 아니고 한국이 아닌 미국에 살고 있지만 예고편이 너무 재미있어서 어제 라스베이거스에서 영화를 보고 왔다. 본편은 예고편보다 훨씬 더 재미있었고 남편과 나는 영화에 굉장히 만족했다. 다음 시리즈가 나오면 좋겠다.

한국에서 만큼이나 외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 극한직업이다. 특히 미국인들의 긍정적인 호평이 눈길을 많이 끈다. 한국 영화 산업도 이제 할리우드와 비교가 될 만큼 수준이 많이 올라갔고 세계에서 위상도 커져가고 있음을 느낀다. 영화에 영혼을 담고 한국을 담아낸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님이 앞으로 더 큰 자부심을 가지고 더 큰 작품들을 내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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